소중한 일상/퀘벡 생활

시대의 변화 - 차박. (퀘벡 생활얘기는 아니고, 2009년의 얘기)

축복이와 예쁨이 2024. 11. 15.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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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이 이렇게나 유행을 하다니!!!
사실 차박에 관해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이건 순수 차박을 해서 그렇다기보다는 그와 관련된 글을 썼다가 수많은 악플이 달린 적이 있었는데…
그 후로 인터넷을 더 멀리하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2009년 겨울, 우리 부부는 호주로 워홀을 갔었고 그 당시에는 초반에는 요령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차에서 잠을 잤었다.
진짜 요즘에 다들 하는 방식으로.. 뒷자리를 접어서 평평하게 하고 가지고 다니는 짐들은 앞 좌석으로 다 옮기고, 에어매트를 깔고 잤다.
이것도 점점 진화해서 저렇게 발전했었지, 진짜 초반에는 그냥 좌석을 최대한 눕혀서 자기를 여러 번, 뒷자리가 평평하게 깔리는 걸 알았을 때
그냥 침낭만 깔고 자보기도 하고, 어느 날은 박스가 좀 폭신한 느낌이 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박스도 밑에 깔고 자보고…
이건 1박 만에 끝냈었다. ㅋㅋ 내가 생각했던 박스의 느낌이 아니라 정말 단단해서 더 힘들었다.
그렇게 진화를 거듭하여 나온 것이 에어매트 구입해서 까는 것! 그 당시의 우리에겐 신세계였다.

네이* 의 호주 관련 카페에다가 나 나름대로 정보글이라고 썼었는데.. 그 당시 댓글들 상당수가
1.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2. 거지도 아니고…
3. 왜 굳이? 잠은 편히 자야 하는데…

이런 댓글들로 주를 이뤘다. 하핫 그때의 충격은…. ㅜㅜ 우리 부부는 사실 잠만 자기 위해서 백패커, 게스트하우스에 쓰는 돈이 더 아깝게 느껴져서 했던 일이고
나름 괜찮은 거 같아서 글을 올렸더니 너무나 부정적인 반응에 상당히 놀랐었다.

오늘 아침에 혹시나 아직도 있나 싶어서 카페에 들어가 봤는데, 카페 아직 있었고… 시간이 상당히 흘렀음에도 내 글들이 아직 있었다.
근데, 악플들은 희한하게 다 사라지고 없네. ^^;; 그분들~ 요즘도 차박을 거지들이라는 표현을 쓰며 살고 있으려나? 새삼 궁금하네.
스스로 지웠는지 관리자의 의해 삭제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악플들 다 사라지고 없네.

2009년 나는 ‘카캠핑’이란 용어를 썼었는데, 댓글이 아래와 같이 남아있더라. ^^ 캡쳐해옴.

추가로 더 얘기를 써보자면, 초반에 우리들은 한국인을 거의 안 만났다. 만날 수가 없었다. 너무 시골로 돌아다녀서~
그리고 농장을 소개해주면서 지낼 수 있는 백패커에서 일주일 지냈는데, 그때 만나본 유럽애들은 이미 이런 차박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흔한 일이었다.
그냥 여행 중에도 차박을 하고 아침에 작은 버너에 뭔갈 만들어 먹는 애들을 엄청 많이 마주쳤었다.
이건 애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호주 현지인 노부부 역시도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았다. SUV 뒤를 개조하여 캠핑카로 쓰던 너무나 친절했던 노부부, 덕분에 차도 구경하고
심지어 여행하다가 그 근처 지나갈 때 일주일을 그 집에서 편히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났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직도 건강하시려나~

가끔 그 악플들을 생각하면 속이 상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우리가 시대를 앞서서 생활했었구나라고 생각한다. ^^
굳이 계속 마음에 담아 둘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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