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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일상/퀘벡 생활

뒤늦은 4월의 개기일식 이야기 (Solar eclipse)

by 축복이와 예쁨이 202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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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개기일식이라고 셀로판테이프를 눈앞에 대고 해를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온통 주위가 환해서 정말 달이 해를 가리는 모습이 조금이었는데... 

퀘벡에서는 올해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고, 대학교에서는 안경으로 무료배포해 줬고, 초등학교에서도 무료배포로 학생들이 모두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어려서 그 시간에 교실에서 보호한다는 안내 문구를 받았었고... 

 

인턴 중이었던 나, 우리 사무실에서도 다 같이 본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지만, 사람 많은걸 별로 안 좋아하는 나는 조용히 재택근무를 하고 혼자 오롯이 감상을 했었다. 

 

개기일식이 시작된다는 시간엔 그냥 아무 반응이 없는 것 같아서, 그냥 큰 감흥이 없었다. 왜 이렇게 홍보를 하고 모두가 들떠있었지?라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하늘만 바라봤는데... 저녁노을이 지는 것처럼 서서히 주변이 붉게 물들어가더라. 그때 내 폰 앞에 안경을 붙이고 사진을 찍었고 그것이 여기에 실은 2장의 사진이다.  

달이 서서히 해를 삼키고 있는 모습

 

달이 해를 삼키고 있어서 해가 꼭 달 모양이 되면서 주위는 더욱더 어두워졌다. 완전히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래도 주위가 밝네, 햇빛이 정말 강력하구나..라고 생각하며 계속 안경쓰고 관찰을 하는데, 어느 순간 달이 해를 다 가려니 세상에! 주위가 정말 새까맣게 순식간에 밤이 되었다. 방에 전등도 안 켜고 있었더니 완전 깜깜, 정말 3분 정도 되는 그 순간이 굉장히 경이로웠다. 우주의 신비를 체험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또 한편으론 사극에서 이 개기일식을 불경하게 여기던 그런 장면들이 떠올랐는데... (보보경심 - 이준기가 떠올랐다. ^^) 내가 생각해도 옛날 사람들은 이런 원리를 모르고 낮에 갑자기 밤이 되는 이 상황이 뭔가 저주같고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달이 해와 겹쳐지고 있는 중이었던것 같은데... 벗어날때였던가...

 

다시 주위가 점점 밝아지더라,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어쩜 날씨 구리구리한 퀘벡인데, 이날만큼은 구름한점없이 날씨가 화창해서 개기일식을 더 잘 볼 수가 있었다. 다음에도 이런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날이 있을까? 

어쩌면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개기일식의 날 만약 날씨가 안 좋아서 비가 오거나 흐리거나... 못본다면... 

아마도 혼자 조용히 내 방에서 창문을 통해 평안하게 지켜봤던 이 날을 기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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