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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일상/퀘벡 생활

갑작스런 타이어 펑크 (코스트코 이용)

by 축복이와 예쁨이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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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직 차가 1대밖에 없어서 매일을 모두가 같이 나갔다가 같이 들어온다. ㅎㅎㅎ 

어제 아침에 주차장에 가보니, 타이어에 바람이 거의 다 빠져있어서 신랑이 임시로 공기를 집어넣고 있더라. 

 

정말 몸에서 피가 다 빠져나가듯이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더라고.. 

주로 차는 내가 운전해서 다니는데, 한국에서는 사방에 아무 정비소나 들어가서 펑크를 수선하면 된다지만, 여기서는 나 어떡하지... 멘붕이 왔다. 아주 예전에, 어떤 블로거의 글을 봤는데, 코스트코에서 무상수리를 하더라도 예약을 하고 가야 해서, 펑크 난 채로 꾸역꾸역 집에 돌아갔다는 글이 떠올라서 더 무서워졌다. 

 

우선 바람을 빵빵하게 채워주고 (물론 아직도 나는 어떻게 넣는지 모른다. 신랑찬스... 이참에 나도 좀 배워놔야할텐데)

신랑이 차에서 내릴 때, 타이어 바람이 밤새도록 있으면서 천천히 빠진 것이니깐 잠시 달리는 건 괜찮을 거라고 계속 안심을 시켜줬다. 모두를 안전하게 데려다주고 다시 타이어를 봤더니, 큰 변화가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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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오픈 시간에 맞춰서 당장 찾아갔다. 떨리는 마음으로 타이어센터에 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사진을 보여줬더니, 아저씨 왈 '이 정도는 그냥 꼽고 다녀도 상관없습니다.' 이런다. 다른 아저씨도 보더니 이정도는 상관없단다. ^^;;; 아침에 타이어 바람이 다 빠져서 공기를 다시 채웠다고 공기압기계 채우는 사진을 다시 보여줬다. ㅋㅋㅋ 

그랬더니, 드디어 회원증을 요구하고 검색을 시작하네. 그래서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Pourriez-vous réparer aujourd'hui ? (오늘 수리가 가능한가요?)" 그랬더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말을 해주더라. "Maintenant (지금)" 사람들이 나를 보면 바로바로 뭘 해줘야 할 것 같은 인상인가 보다. ㅋㅋㅋ 어쨌든 멀리 가지 말라는 아저씨의 조언대로 얌전히 타이어센터에 앉아있었다. 한 40분은 기다린 듯... 

타이어센터 아저씨들이 불친절한 건 아니었는데, 그냥 작은 못은 아무렇지 않은 그냥 그런 일상인가 보다. 

 

 

처음 겪는 타이어펑크여서 내가 정신이 온전치가 못했다. 다음에는 차 맡겨두고 천천히 장이라도 보고 오던지 해야지... 

다행히 코스트코 타이어센터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바로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모두들 4계절타이어로 다 바꿨는지 손님이 적더라고.. 

 

근데, 내가 나한테 놀랐던 것이, 과거의 나는 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하나님을 찾는데 일단 원망부터 시작했었다. 왜 안일어나도 될 일을 굳이 일어나게 만드냐고 따지고 시작했을 것이다. 근데 어제의 나는 하나님을 찾는 것은 같았는데 감사부터하고 시작했다. 누가 뭘 시키지도 않았는데... 시험이랑 겹치지 않고 시험 끝나고 이런일이 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를 하게 되더라.

 

오늘 아침에 엄마 같은 나의 친구에게 이 일을 얘기하니, 친구 왈 '젊은때는 그만큼의 경험이 부족해서 나 스스로 하려다 보니 늘 하나님께 따지고 시작하는 거라고. 지금은 그때보다 경험이 더 많이 생기니 오히려 시험이 안전히 끝내고 사건이 일어난 것에 감사해질 수 있는 거야'라고 한다. 어찌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소리지만, 그만큼 마음도 성숙해진 것이 아니겠는가. 

 

작년에 공기 넣는 기계 사자고 하던 남편에게, 코스트코에 가면 무료로 충전 가능한데 왜 사냐고 했던 내가 부끄럽네. 신랑 덕분에 또 한 고비를 잘 넘겼어.  

 

이번 일로 다음에는 더 침착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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