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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공부/엄마는 대학생

3학년 첫 중간고사 + 그리고 기침몸살

by 축복이와 예쁨이 202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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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을 맞이하면서 내 목표는 다시 성적을 A그룹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인턴 마치고 바로 들어간 여름학기는 공부에 다시 적응도 안되고 너무 놀고픈 맘이 커서 성적이 그냥 평균만 했었거든. 

성적을 올리고 싶은 이유는 그냥 단순하다. 회계사 프로그램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학교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성적미달이면 일단 지원은 가능하나 추가로 다시 프로그램을 들어야 하는 조건부입학이 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성적이 좋으면 기분이 좋잖아. 

 

근데, 망해도 완전 망했다. ㅜㅜ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남편이 회사에서 여러 가지 트러블이 발생한다. 내가 뭘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는 없지만, 퇴근 후 집에 온 남편의 얘기를 계속 들어줘야 했다. 난 사실 병간호, 상담 이런 걸 정말 잘 못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나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첫째는 이제 학교를 옮겨서 기존학교보다 더 먼 곳을 다니는데, 일부 스쿨버스가 파업을 하네... 근데 우리 애가 오전 오후에 타는 버스가 그 일부에 속하네! 얄짤없이 오전 오후 애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일을 병행해야 했다. 그 스쿨버스 파업은 근 한 달이 넘어서야 종료가 되었다.

그러곤 올해 마지막 캠핑을 퀘벡시티로 향해 가는 날, 차 사고가 난다. 내 생애 첫 교통사고였다. 한국에서도 해 본 적이 없는 교통사고를 캐나다에서 하다니... 단순히 그날 일을 얘기하자면, 안전거리 확보, 정속주행으로 고속도로를 운전했지만 갑자기 앞의 차에서 부품 같은 것이 떨어졌고 그걸 피할 새도 없이 그대로 밀고 나는 운전했다. 정말 본능적으로 블랙박스 저장버튼을 눌러 그 장면을 저장시켰다. (나의 침착함에 칭찬을...) 경찰도 부르고 뭐 어찌어찌 지금 보험사에서 상대과실 100%로 이제 수리만 하면 된다. 아직도 수리 전이라는... 뭐 그래도 몽모렌시에도 가보고 집에 와서 평안한 나날을 보내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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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후 이제는 애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갑자기 날씨가 변하니 첫째가 기침을 시작하더라. 애들 기침을 하면 처음부터 Prospan 시럽을 먹여서 가라앉히는데 역시나 첫째는 일주일 복용하니 잠잠해지더라. 한고비를 또 넘김에 감사하고 있었는데 둘째가 밤에 잠을 못 자기 시작하더라. 난 내 잠시간은 꼭 보장받아야 하는데 다시 신생아 시절로 돌아갔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르고 기침을 시작하더니 열을 동반하고 잠을 여전히 못 잔다. 그러다가 한 4일을 연속으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자 나는 GMF를 이용하고자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응급실행이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한 의료서비스.. (이건 다음에 다시 적어봐야겠다.) 둘째 응급실 간 날이 중간고사 치기 마지막주였다. 둘째는 폐렴이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약들이 모두 효과가 없었던 것... 

 

정말 6주 차 수업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순삭이었다. 수업을 예복습 없이 참석만 하는 수준이었고 중간고사 시작까지 단 5일, 5일 안에 무려 23강을 복습해야 하는 고강도 공부를 해야 했다. 정말 다시는 이렇게 시험준비하기 싫엉! 5일 동안 온전히 나를 위해 집중을 했고 중간고사 첫날 두 과목을 무난히 끝냈다. 중간에 15분 휴식만 있어서 거의 6시간을 연달아 시험 친 기분이었고 나의 모든 것을 써 내려갔던 시간이었다. 중간고사 50% 완성! 

 

그러곤 그날밤부터 아프기 시작한다. ㅜㅜ 둘째가 기침을 할 때마다 입을 가리지 않고, 마스크도 거부하고 온 집안 곳곳에 뿌려대더니, 특히 내 얼굴에 기침을 쏟아내더니 긴장이 살짝 풀린 탓인가 열을 동반한 기침을 내가 하기 시작하네. 일찍 자고 새벽 1시에 일어나 퀘벡법 수업과목을 정리하는데 2시간이 지나니 이건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 조차 없다. 그래도 재미있게 잘 듣고 있던 수업이어서 꼴찌를 하더라도 시험을 칠 예정이었는데 정말 내 몸 상태 가망이 없더라. 새벽 4시에 다시 자리에 누워 남편에게 이 수업 시험은 못 치겠다고 얘기하고 혼자 계속 울었다. 넘 속상해서... 그리고 내 수강료 40만 원을 날리는 게 아까워서... 그렇게 세 번째 시험은 못 쳤고 그날밤에 마지막 수업 시험이 있었다. 기침약 + 타이레놀 + 둘째가 썼던 호흡기 다 병행해서 컨디션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려 노력했고 오후 3시를 넘어가니 몸이 좀 나아져서 밤 수업 자료를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대망의 마지막 중간고사, 시험이 시작됨과 동시에 문제를 봤는데... 이건 쉬워도 너무 쉬운 거임. 뭐지 @.@ 내 머리가 이상해졌나? 두통으로 인해 계산기 두드리는 것조차도 자꾸 실수 연발이어서 침착하게 차근차근 문제를 다 풀었음에도 3시간 시험시간 중에 1시간 반도 안 지났다. 분명히 다 맞춘 건 아닌 것 같은데 싶어서 몇 번을 훍어보고 계산 시 실수 없는지 확인 후,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확신이 든 후에 그냥 시험 종료를 하고 집에 일찍 귀가했다. 

 

그 후로 기침 때문에 밤에 못 자고 낮에도 못 자고 첫째도 기침 때문에 밤에 못 자고 엉망인 생활을 하다가 신기하게 둘 다 아픈지 일주일이 딱 된 시점에서 밤기침이 사그라든다. 할렐루야! 지금도 잔기침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록 회복이 되었다. 처음엔 항상 la semaine de Relâche가 되기만 하면 아플까 불평도 해봤지만, 쉴 때 아픈 건 내가 그만큼 내 일에 최선을 다해서 그런 게 아닐까. 매사에 항상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 쉽게 느껴졌던 마지막 시험은 내가 쉬운 만큼 딴 애들도 쉬웠겠지?라는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내 성적 너~~~ 무 잘 나왔더라. 역시나 100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평균점수보다 월등히 높았다. ^^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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