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이러한데, 9월 말경에 학과 사무실에서 메일을 한통 받았다. 장학금 대상 가능자 안내 : 성적 장학금 (따로 지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동기부여 장학금 (학업의지를 작성하시오. 250자)
오잉? 그 메일을 읽는 순간, 갑자기 내가 당첨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확~악 밀려들더라. 왜냐면, 수신자가 입학생 전체가 아니고 나 혼자로 입력되어있길래… 그리고, 한국에서의 성적이지만, 성적이 넘사벽?으로 좋아서 성적장학금은 대상이 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그래서, 답장을 눌러 재확인을 하고, 그 주 주말에 레터를 쓰기 시작했다.
레터의 내용은….. (좀 오글거릴 수도 있으나) : 당신은 좋아하는 단어가 있습니까? 나는 양보 카테고리를 좋아합니다. (한국은 그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1문구이지만, 불어는 여러 개의 단어가 존재해서 카테고리라는 표현을 쓰고 각 단어를 나열했다.) 그러면서, 현재 나의 개인적인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어린 자녀가 둘이고, 낮시간은 변수가 많아서 공부하기 위해 새벽 3시에 기상을 하며, 개강 후 4주가량이 지났는데, 쪽지 시험 등은 그래도 평균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 내 모국어가 불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쉽게 공부할 수 있는 학업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퀘벡과 이 학교를 선택한 것이 매우 기쁘고, 3년 후 당당히 졸업하여 기회가 된다면 공인회계사 과정도 참여해보고 싶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학과 사무실에서는 11월 1일에 결과가 나올 거라 했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길래. 나 말고 누군가가 됐구나… 라며 생각하고 쿨하게 잊어버렸다. 진짜 그 이후로 몸도 아프고, 쉬고 나니 공부 집중도 안되고, 이래저래 진짜 1도 생각 안 하게 되었지.
뚜둥! 오늘 오전 수업을 마치고, 슈퍼에 가서 장을 보고 집에 막 도착하자마자 왠 전화가 온다. 평소에 진동 또는 무음이라 항상 전화를 놓친다. ㅋㅋㅋ 당연히 모르는 번호네~ 뭐지, 받을까 말까 잠시 고민했는데 전화는 끊겨버렸고, 잠시 후 음성 메시지가 남겨져있더라.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는 데, 왠 여자가 내 이름을 부르고, 그다음 내용은 정말 횡설수설…. 개명한 내 이름을 부르는 것 보니, 스팸은 아닌 것 같은데…. 정말 횡설수설 그 자체였다.
갑자기, 아! 이것 먼저 말했어야 하네요. 하더니 축하합니다. 장학금 대상자 선정되었습니다. 그다음 다시 횡설수설…. 그러곤 끝으로 자기 휴대폰으로 연락을 달란다. 세상에! 이렇게 정신없는 음성 메시지는 처음 받아본다. ㅋㅋㅋ 바로 전화를 거니깐, 나를 확인하고는 축하한다고 전하고 예전에는 4월에 일괄 수여를 했는데, 이번에는 주최측에서 직접 전달을 하고 싶다고 해서 날짜 조율이 필요하단다. 오호! 원하는 날짜를 알려주고 통화를 끝냈지. 다음 주에 메일을 다시 보내준다고 하더라. 40대 아줌마가 얼떨결에 장학금 받게 된 이야기. 3년 동안 공부하면서 또 장학금 받을 일이 있을까? 있었으면 좋겠다. :)
특히 성적 장학금 받아보면 좋겠당. ㅎㅎㅎ
하나님, 나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미한 장학금은 내가 하나님께 약속했던 데로, 받는 즉시 실행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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